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 명 넘었다, 치명률 48.6% 분디부교형이 168일 만에 만든 기록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로 숨진 사람이 5천 명을 넘었다. 올해 5월 15일 에볼라 발병을 공식 선언한 지 168일 만이다. 로이터통신은 10월 30일(현지시간) 민주콩고 정부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누적 사망자가 5천 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10월 31일 민주콩고 보건부의 최신 집계를 전했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자는 5천26명, 누적 확진자는 1만351명이다. 확진자의 절반 가까이(48.6%)가 숨진 셈이다. 회복자는 2천788명에 그쳤다.

이번 유행은 2014~2016년 서아프리카 대유행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당시에는 확진자 2만8천616명, 사망자 1만1천310명이 발생했다. 확산 속도는 그때보다 훨씬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이 세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다.

168일 만에 사망 5천 명,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유행

발병 선언은 5월 15일 북동부 이투리주에서 나왔다. 감염은 북키부주와 남키부주를 거쳐 북서부 남우방기주까지 번졌다. 현재 8개 주, 66개 보건행정구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바이러스의 특성과 열악한 의료 환경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 중 3분의 1이 어떤 의료적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에볼라 검사를 받기도 전에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많은 탓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10월 28일 기준 자료에서도 콩고 내 확진자는 1만274명, 사망자는 4천992명이었다. 사망자 5천 명 돌파가 임박한 상태였다는 뜻이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집계를 종합하면 한 달에 약 2천 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셈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분디부교형의 정체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을 부른 바이러스는 분디부교형(Bundibugyo)이다. 대표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인 자이르형이 아니다. 분디부교형으로는 2012년 민주콩고 집단발생 이후 두 번째 사례다.

가장 큰 문제는 백신과 치료제다. 현재 승인된 백신과 특이적 치료제는 자이르형에만 있다. 분디부교형에는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WHO도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후보 물질은 개발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에볼라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과 직접 접촉할 때 전파된다. 잠복기는 2~21일이다. 국내에서는 제1급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초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과 극심한 피로, 근육통, 두통, 인후통으로 시작된다.

케냐·나이지리아까지 번진 확산

민주콩고와 같은 날 발병을 선언했던 우간다는 누적 확진 20명, 사망 2명을 기록했다. 7월 이후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WHO는 지난 8월 우간다의 에볼라 종식을 확인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케냐와 나이지리아에서 신규 확진이 보고됐다. 케냐에서는 민주콩고에 7년간 거주한 남성이 우간다를 거쳐 귀국한 뒤 지난 3일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이후 친척과 의료진 등 접촉자 8명도 추가로 감염됐다.

10월 27일 WHO 발표 기준 국가별 확진자는 민주콩고 1만60명(사망 4천887명), 우간다 20명(사망 2명), 케냐 9명(사망 2명), 나이지리아 1명, 프랑스 1명이었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이 아프리카 중부를 넘어 동부와 서부로 번지는 양상이다.

의료진을 공격한 주민들, 방역의 또 다른 벽

현지에서는 방역 인력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24일 북동부 초포주에서는 에볼라 대응 업무를 하던 간호사 1명이 주민들의 습격을 받고 숨졌다. 다른 보건 인력 1명도 중상을 입었다.

일부 주민들은 “의료진이 상수원을 오염시켜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주장했다. 오해가 폭력으로 번진 것이다. 이런 혼란은 방역 활동을 더 어렵게 만든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기록은 2018~2020년 유행 당시를 이미 넘어섰다. 이번 유행은 민주콩고에서 발생한 에볼라 유행 가운데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질병청은 국내 위험도 ‘낮음’, 그래도 지켜야 할 수칙

질병관리청은 10월 28일 신속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종합위험도는 기존과 동일한 ‘낮음’으로 유지했다. 주요 감염경로가 환자의 혈액·체액과의 직접 접촉이고, 의료진과 가족 등 밀접접촉자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전파되는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도 강화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케냐 등 아프리카 12개국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 입국자는 Q-CODE(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나 건강상태질문서로 건강상태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질병청은 5월 WHO의 국제공중보건비상상황(PHEIC) 선포 이후 감염병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콩고 전체 지역을 방문하고 귀국한 국민은 21일간의 잠복기 동안 증상을 확인한다. 발열이나 복통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1339나 보건소로 신고해야 한다.

분디부교형에 맞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만큼, 당분간 확산세를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WHO는 후보 물질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많은 것도 방역의 걸림돌이다.

에볼라 유행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출국 전 질병관리청 해외감염병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귀국 후 21일 안에 발열이나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직접 닿지 않는 일상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번 유행이 언제 잦아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관계기관의 조사와 대응이 이어지는 만큼, 최신 발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자가 왜 이렇게 많나?

5월 15일 발병 선언 후 168일 만에 사망자가 5천26명에 달했다. 누적 확진자 1만351명의 48.6%가 숨진 셈이다. WHO는 사망자 3분의 1이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한 채 검사를 받기도 전에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확산 속도도 2014~2016년 서아프리카 대유행 때보다 빠르다.

분디부교형 에볼라는 무엇이 다른가?

이번 유행의 원인 바이러스다. 대표적인 자이르형과 다른 계통이다. 현재 승인된 백신과 특이적 치료제는 자이르형에만 있고, 분디부교형에는 없다. 2012년 민주콩고 집단발생 이후 두 번째 사례다. 혈액·체액과의 직접 접촉으로 전파되며 잠복기는 2~21일이다.

한국에도 에볼라가 유입될 위험이 있나?

질병관리청은 10월 28일 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확산을 반영한 신속위험평가에서 국내 종합위험도를 ‘낮음’으로 유지했다. 일반 국민의 노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아프리카 12개국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자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유행지역 방문 후 21일 이내 발열·복통이 나타나면 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에볼라는 어떻게 예방하나?

환자의 혈액·체액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행지역에서는 과일박쥐·영장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삼가고, 현지 장례식장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귀국 후 21일간 발열 등 증상을 관찰하고,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시 1339에 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