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이 2일 공개됐다. 지금은 주식을 팔면 대금을 인출하기까지 이틀을 기다려야 하지만, 증권 결제주기 단축이 시행되면 다음 거래일부터 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2028년 중 전환을 목표로 한 이번 로드맵은 1972년 T+2 결제제도가 도입된 지 50여 년 만의 체계 개편이다.
목차
T+2에서 T+1로, 무엇이 바뀌나
T는 주식 거래가 체결된 날을 뜻한다. 현재 결제 체계는 체결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거래일 뒤(T+2)에 돈과 주식을 실제로 주고받는다. 증권 결제주기 단축으로 T+1이 되면 이 간격이 하루로 줄어든다. 주권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일괄 전환 대상이다.
주식을 파는 입장에서는 매도대금을 하루 먼저 인출할 수 있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면 지금은 수요일에 돈이 들어오지만, 앞으로는 화요일에 들어온다. 매수자는 반대로 매수대금을 하루 빨리 내야 한다.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미수거래 투자자는 미수금을 T+1일까지 갚아야 하고, 못 갚으면 반대매매가 기존 T+3일이 아니라 T+2일에 발생한다.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을 사야 하는 마지막 날도 기준일 이틀 전에서 기준일 하루 전으로 늦춰진다.
50여 년 만의 개편, 2028년 시간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 증권유관기관은 2일 증권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초안을 내놨다. 오는 12월 18일까지 시장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한다. 8대 분야 22개 과제로 구성된 로드맵은 청산결제 인프라 구축과 업계 이행기반 마련, 전환 전 투자자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일정은 빠듯하다. 유관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선제적으로 마치고, 금융회사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정비를 끝낸다. 이후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치면 2028년 중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종 전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투자자 등의 협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는 결제주기 단축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와 PMO를 발족해 준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이번 로드맵의 전환 시점은 당초 거론됐던 내년 하반기보다 늦춰졌다. 지난 3월 자본시장 간담회에서는 2027년 10월 전환을 목표로 하는 유럽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언급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전환 일정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은 유관기관의 인프라 구축 이후 금융회사별 시스템 정비와 최소 6개월의 통합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점을 반영해 2028년 중 전환을 제시했다.
해외 시장은 이미 T+1 전환 중
결제주기 단축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은 2024년 5월에 T+1 결제로 전환했고,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7년 10월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은 당초 2027년 하반기였던 목표 시점을 2028년 하반기로 늦췄다. 미국은 로드맵 발표부터 전환까지 약 2년 5개월이 걸렸고, 한국은 약 2.1년 후 전환을 목표로 잡았다.
투자자가 미리 알아둘 점
증권 결제주기 단축으로 가장 먼저 당겨지는 시한은 외국인과 기관의 결제 승인 마감이다. 외국인은 기존 결제일 오후 3시에서 매도 다음 거래일 오전 9시로 앞당겨진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8.9%, 거래대금의 24.7%를 차지하고 있어 전환 과정에서 외국인 결제 부담을 줄이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유관기관은 미국 DTCC의 CTM 연계 등으로 외국인 결제업무를 12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할 계획이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자금 효율성이 높아진다. 제도 시행에 앞서 연 7.5~10% 수준이던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를 5% 중·후반대로 낮추는 조치도 시작된다. 주식을 팔고 결제일 전에 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상품으로, 2일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20일 키움증권까지 취급사가 늘어난다. 로드맵은 초안이므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결제주기 단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증권 결제주기 단축의 가장 큰 기대 효과는 결제 위험과 자금 비용 감소다. 2024년 5월 T+1로 전환한 미국에서는 청산소(NSCC)가 회원사에서 받는 청산기금이 전환 직전 3개월 평균보다 23% 줄었다.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면 결제 불이행 리스크가 낮아지고, 그만큼 증권사와 투자자의 자금 부담이 줄어든다.
개인 투자자 부담 완화 대책도 함께 나온다. 현재 연 7.5~10% 수준인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를 5% 중·후반대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식을 팔고 결제일 전에 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상품으로, 투자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15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은 2일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20일 키움증권까지 취급사가 순차적으로 늘어난다.
다만 시장의 준비 속도는 기관마다 다르다. 해외 증권사와 보관기관, 투자자 32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84.4%가 2028년 하반기 이후 전환을 희망했고,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최소 18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시차 문제로 매매 확인부터 환전까지를 하루 안에 끝내야 해 환전과 야간 업무 부담이 과제로 꼽힌다. 로드맵은 초안이라 오는 12월 18일까지 시장 의견 수렴을 거쳐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증권 결제주기 단축이란 무엇인가요?
주식을 사고팔 때 실제로 돈과 주식을 주고받는 결제일을 거래일로부터 2거래일 뒤(T+2)에서 다음 거래일(T+1)로 하루 앞당기는 제도 개편입니다. 1972년 T+2 제도가 도입된 지 50여 년 만의 변화입니다.
증권 결제주기 단축이 되면 투자자에게 무엇이 달라지나요?
매도대금을 하루 먼저 인출할 수 있고 배당을 받기 위한 마지막 매수일도 기준일 하루 전으로 늦춰집니다. 반면 매수대금 납부 시한과 미수금 반대매매 시점도 하루씩 앞당겨져 자금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증권 결제주기 단축은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2028년 중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를 개편하고 2028년 1분기까지 금융회사 전산개발을 마친 뒤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칠 예정입니다. 최종 시기는 협의를 거쳐 확정됩니다.
해외에서도 증권 결제주기를 단축했나요?
미국은 2024년 5월 T+1로 전환했고 유럽연합과 영국은 2027년 10월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홍콩은 2028년 하반기로 목표를 조정했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T+2를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