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심사 수장이 말한 한국 수상 가능성과 주목할 두 분야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이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노벨상 물리학·화학 부문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왕립과학한림원의 스벤 리딘 원장이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재료과학과 바이오의학 두 분야를 콕 집어 한국이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과학계의 오랜 숙원에 힘이 실리는 발언이다.

리딘 원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을 방문해 매일경제와 만났다. “한국이 노벨상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고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이번 인터뷰 내용은 11월 1일 매일경제 단독 기사로 공개됐다. 심사 수장의 발언이라 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벨상 심사 수장이 지목한 두 분야

리딘 원장은 노벨상 수상자와 후보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2003년부터 13년간 노벨화학상 선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7월 스웨덴왕립과학한림원 원장에 취임한 뒤 물리학·화학 부문 수상자 선정의 전체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심사 수장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다.

한국 과학계에도 익숙한 얼굴이다. 2015년부터 호암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연구자들의 성과를 오래 지켜봤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이 언제 노벨상을 받을지는 말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움을 보이면서도, “한국의 재료과학과 바이오의학 분야는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호암상 심사에서 두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 성과를 많이 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이 분명히 세계적인 수준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였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의 수장이 직접 한국의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구체적인 분야를 콕 집었다는 점에서 막연한 격려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 연구자들

국내 과학계가 매년 수상 후보로 기대하는 연구자들도 리딘 원장이 지목한 두 분야와 겹친다. 재료과학에서는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가 대표적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길을 연 공로로 주목받는다. 그의 연구는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바이오의학에서는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가 꼽힌다. 마이크로 리보핵산(miRNA) 연구를 선도해온 인물이다. 올해는 ‘노벨상 징검다리’로 불리는 HFSP 나카소네상까지 수상했다. 김 교수는 이미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는 연구 성과를 쌓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과학계는 매년 이 두 교수를 수상 후보로 기대해 왔다. 리딘 원장이 지목한 분야와 국내 기대주가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 이번 인터뷰를 더 주목받게 만든다. “머지않아 좋은 결과”라는 그의 발언이 빈말이 아닐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초과학 투자에 대한 조언

리딘 원장은 기초과학 투자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기초과학 투자가 성과를 내기까지는 30년 정도 걸리지만, 한번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금속유기골격체(MOF) 연구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긴 호흡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그는 “돈을 쏟아붓는다고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기초학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개별 학문별 연구보다 융합식 접근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정부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과학 분야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봤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기초학문에 대한 장기적인 선택과 집중이다. 그의 조언은 한국의 R&D 전략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연구자들의 창의성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이 관건이라는 취지다.

올해 노벨상의 주인공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프랜시스 할젠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남극 얼음을 거대한 관측 장치로 활용해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발견한 공로다. 2013년 아이스큐브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입자물리학계의 기념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화학상은 프랑스의 알리 카간과 일본 소아이 겐소가 받았다. 금속유기골격체(MOF) 연구 공로다. 리딘 원장은 바로 이 MOF 연구를 기초과학 장기 투자의 결실로 꼽았다. 수상자 선정 발표는 지난 10월 6일 스톡홀름에서 이뤄졌다.

12월 10일 시상식, 스톡홀름에서

수상자들의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의 기일을 기리는 이날, 물리학·화학·생리학 또는 의학·문학·경제학상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공식 홈페이지(nobelprize.org)를 통해 노벨 강연과 시상식 장면이 생중계될 예정이다. 시상식을 전후해 수상자들의 노벨 강연도 공개된다.

올해 수상자 발표는 지난 10월 스톡홀름에서 차례로 이뤄졌다. 물리학상은 10월 6일 프랜시스 할젠의 단독 수상이 발표됐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에게는 약 16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화학상과 나머지 부문도 같은 주에 공개돼 전 세계 과학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은 올해도 과학 분야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심사 수장의 발언대로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국내 과학계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리딘 원장의 인터뷰 이후 수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 인터뷰가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발언자의 무게 때문이다. 수상자를 직접 뽑는 기구의 수장이 한국을 콕 집어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 한마디는 국내 과학계에 큰 울림을 줬다. 과학 강국을 향한 한국의 발걸음이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자주 묻는 질문

노벨상 심사 수장이 한국 수상을 어떻게 평가했나요?

스벤 리딘 스웨덴왕립과학한림원 원장은 “한국이 노벨상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고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30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로 밝힌 내용입니다. 재료과학과 바이오의학 두 분야를 콕 집어 한국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리딘 원장이 콕 집은 두 분야는 어디인가요?

재료과학과 바이오의학입니다. 리딘 원장은 호암상 심사를 통해 두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 성과를 많이 봤다며,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국내 과학계가 매년 노벨상 수상 후보로 기대하는 박남규 교수(재료과학)와 김빛내리 교수(바이오의학)도 이 두 분야의 연구자입니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연구자는 누구인가요?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와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가 대표적입니다. 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길을 연 공로로, 김 교수는 마이크로 리보핵산(miRNA) 연구를 선도한 공로로 주목받습니다. 김 교수는 올해 ‘노벨상 징검다리’로 불리는 HFSP 나카소네상을 수상했습니다.

기초과학 투자가 왜 중요하다고 했나요?

리딘 원장은 “기초과학 투자가 성과를 내기까지는 30년 정도 걸리지만, 한번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금속유기골격체(MOF) 연구를 예로 들었습니다. 돈을 쏟아붓기보다 선택과 집중, 융합식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함께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