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10월 3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삼성과 SK 경영진을 잇달아 만났다. 10월 31일에는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전자 등 주요 관계사 사장단 50여 명과 간담회를 열었고, 같은 날 서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삼성 SK 협력 확대 흐름이 오픈AI와의 AI 동맹으로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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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50여 명 앞에 놓인 ‘코덱스 마이크로’
간담회 주제는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이었다. 전자·금융·바이오 계열사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였고,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DX부문장 사장 등 그룹의 핵심 사장단이 참석했다. 올트먼 CEO는 이 자리에서 오픈AI의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를 돕는 소형 입력장치 ‘코덱스 마이크로’를 삼성 경영진에게 선물했다. 13개의 기계식 스위치와 터치 센서, 회전식 다이얼, 조이스틱을 갖춘 이 장치는 문자 입력보다 AI에 명령을 내리고 작업 상태를 확인하는 데 특화됐다.
올트먼 CEO는 앞으로 단순히 AI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우위는 AI를 어떻게 활용해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삼성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오픈AI의 기업용 챗GPT 서비스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업무에 적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간담회에는 리차드 호 오픈AI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과 키란 마니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 대표 등 오픈AI 임원들도 동행했다. 오픈AI코리아는 이번 회동을 전방위 협력 흐름 속에 이어진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양사의 협력은 인프라를 넘어 삼성 계열사 전반의 AI 도입과 경영 전략으로 확대되는 국면이다.
최태원 회장과의 오찬, HBM과 데이터센터가 화두
올트먼 CEO는 같은 날 서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의 주요 임원들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존 협력 사업의 진행 상황과 확대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SK하이닉스는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의향서를 체결했고, SK텔레콤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의 개발·건설·운영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오픈AI가 요청한 DRAM 웨이퍼 환산 월 최대 90만 장 규모의 HBM 공급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 삼성 SK 협력 확대 논의의 범위가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기업용 AI 서비스,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까지 포괄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스타게이트 협력, 지금 어디까지 왔나
삼성 SK 협력 확대의 뼈대는 지난해 10월 맺은 오픈AI와의 협력 의향서다.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는 AI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AI 서비스 분야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해상 부유식 데이터센터 개발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메모리 공급 의향서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반도체 공급부터 데이터센터 건설·운영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다만 공급 의향서는 공식 공급 계약이 아니다. 물량과 조건을 확정하려면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AI 인프라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한국 기업들이 메모리와 데이터센터라는 실물 기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 이번 회동의 핵심이다. 인프라 없이 AI 경쟁력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에, HBM을 쥔 기업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이 지난 6월부터 연구개발·생산·마케팅·경영지원 등 전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AI 대전환을 본격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장단 대상 생성형 AI 실습 교육을 진행하며 경영 의사결정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이번 삼성 SK 협력 확대 흐름은 이러한 그룹 차원의 AI 전환과 맞물려 인프라부터 활용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왜 지금 삼성 SK 협력 확대인가
AI 경쟁의 병목은 결국 컴퓨팅 인프라고, 인프라의 병목은 메모리다. 오픈AI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브로드컴과 자체 AI칩 ‘할라페뇨’를 개발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칩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GPU 확보에 혈안이 된 지금, HBM 생산능력을 쥔 한국 기업은 오픈AI의 핵심 파트너다. 이번 방한이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의 일정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협력 의향서 체결 1주년을 맞아 이행 속도를 맞추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 SK 협력 확대가 앞으로 어떤 속도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한국은 메모리 최강국이라는 카드 외에도 AI 데이터센터 부지와 전력, 건설 역량까지 패키지로 제시할 수 있다. 이번 삼성 SK 협력 확대 움직임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실질적인 계약과 투자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메모리 공급 의향서의 본계약 전환 여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의 착공 시점, 해상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진척도 등이 다음 관전 포인트다. 2026년 하반기 AI 인프라 경쟁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샘 올트먼의 이번 방한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2026년 10월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10월 31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 사장단 간담회를 열었고, 같은 날 서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찬 회동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10월 방한 이후 1년 만의 방문입니다.
삼성 사장단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무엇인가요?
주제는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이었습니다. 전자·금융·바이오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참석해 AI 활용 전략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논의했고, 오픈AI의 기업용 챗GPT 서비스인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업무 적용 방안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SK그룹과는 어떤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나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존 협력 사업의 진행 상황과 확대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SK하이닉스는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의향서를, SK텔레콤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공동 추진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입니다.
삼성 SK 협력 확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AI 인프라 협력의 가속화를 의미합니다. 메모리 공급 의향서의 본계약 전환, 서남권 AI 데이터센터의 착공 시점, 해상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진척도 등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HBM 생산능력을 쥔 한국 기업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