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개발한 국내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의 국산 에페 처방이 29일부터 일부 의료기관에서 시작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일 품목허가를 내준 지 22일 만이다.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첫 비만 신약이라는 점에서 국산 에페 처방 시작 첫날부터 업계와 환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물이 위에서 배출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는 주 1회 주사제다. 성분명은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한미약품은 자사의 약물 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목차
국산 첫 GLP-1 비만약이라는 의미
에페는 국내 45번째 신약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 신약으로, 지금까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양분해온 국내 비만약 시장에 국산 제품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K비만약으로 포지셔닝하며 연간 2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GLP-1 비만약 시장에서 3파전 구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전량 자체 생산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수급 불안 리스크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다만 출시 초기 물량 자체는 제한적이라 대규모 공급 확대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산 에페 처방은 병의원에 제품이 입고되는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시작돼 병원마다 처방 가능 시점에 차이가 있다.
첫달 13만원 마운자로 절반 수준
한미약품이 내세운 최대 무기는 가격이다. 초기 투여 용량인 2㎎과 4㎎을 각각 2주씩 사용하는 첫 4주분 공급가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2만9800원으로 책정됐다. 마운자로 첫 달분 공급가 27만8066원, 위고비 21만6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국산 에페 처방을 고려하는 환자 입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다만 에페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라 공급가와 환자가 실제 내는 금액이 같지는 않다. 진료비와 처방 비용 등이 더해져 최종 금액은 의료기관별로 달라질 수 있다. 투여량이 늘어나면 비용도 올라간다. 4주분 공급가는 6㎎ 22만8800원, 8㎎ 27만7200원, 10㎎ 29만9200원이다. 1회분 단가는 2㎎ 2만4200원부터 10㎎ 7만4800원까지 차등 적용된다.
누가 처방받을 수 있나
식약처 허가 기준에 따르면 에페는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 비만 환자, 또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1개 이상 있는 BMI 27 이상 30 미만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되는 주사제로 허가받았다.
투여 방식은 주 1회 피하주사다. 환자는 2㎎ 제품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용량을 올려 최종적으로 10㎎ 제품을 투약받게 된다. 2㎎, 4㎎, 6㎎, 8㎎, 10㎎ 다섯 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GLP-1 계열 특유의 구역이나 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은 세밀한 단계적 용량 증량을 통해 안정적으로 통제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인 임상 3상 결과와 남은 과제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에페를 40주간 투여한 환자들의 평균 체중은 9.75%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일부 환자의 경우 체중이 최대 30%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업화까지 100%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이 K비만약이라는 포지셔닝의 근거다.
다만 위고비의 글로벌 임상 68주간 평균 14.9%, 마운자로의 72주간 최고 용량군 평균 20.9%와 같은 기존 제품의 수치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임상시험별 투여 기간과 용량, 환자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에페는 마운자로와 위고비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는 다소 낮지만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방 시작 당일 반응은 뜨겁다. 지난 22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의료인 대상 심포지엄에는 약 700명의 의사가 참여했고 온라인 생중계에는 3000~4000명이 접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도 물량은 22일에 출하돼 선주문한 병원을 중심으로 순차 공급되고 있다. 국산 에페 처방이 본격화되면 가격에 민감한 환자층을 중심으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한미약품은 에페의 효능을 적극 알리는 동시에 환자들이 올바른 제품 정보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산 에페 처방을 앞둔 환자라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입고 여부와 실제 부담 금액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국산 에페 처방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2026년 10월 29일부터 일부 의료기관에서 국산 에페 처방이 시작됐다. 초도 물량이 입고되는 순서대로 순차 공급되기 때문에 병원마다 처방 가능 시점에 차이가 있다.
에페의 가격은 얼마인가
초기 용량인 2mg과 4mg을 각각 2주씩 사용하는 첫 4주분 공급가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2만9800원이다. 마운자로 첫 달 공급가 27만8066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라 실제 환자 부담액은 의료기관마다 달라질 수 있다.
에페의 체중 감량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40주간 투약한 환자들의 평균 체중이 9.75% 감소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최대 30%까지 체중이 줄었다.
에페는 어떤 사람이 처방받을 수 있나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BMI 30 이상 성인 비만 환자, 또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 과체중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다.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