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준금리 인상 3년 3개월 만에 연 4%로 올린 이유와 시장 반응 정리

영국 기준금리 인상이 3년 3개월 만에 단행됐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11월 5일 기준금리를 연 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물가 상승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자 202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 대체로 일치했지만, 표결 내용과 향후 전망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도 함께 나왔다.

영국 기준금리 인상 결정 내용

영국 기준금리 인상은 11월 4일 끝난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됐다. 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고, 나머지 1명은 0.5%포인트를 올려 연 4.25%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로이터통신이 사전에 조사한 시장 전문가들은 7대 2로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제 표결은 예상보다 인상 쪽으로 더 기울었다.

반대 의견을 낸 위원은 캐서린 만 위원으로 알려졌다. 만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3.5%까지 오른 상황에서 물가 기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금리 인상 폭을 더 크게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찬성한 위원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뚜렷하고, 앞으로도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요금에 계속 반영될 것으로 봤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번 결정을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돌아오도록 필요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이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매번 회의 때마다 증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인상이 연속 인상의 시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메시지다.

왜 지금 영국 기준금리 인상인가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3.1%에서 한 달 만에 0.4%포인트 뛰었다. 영란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인 3.4%도 웃돌았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기는커녕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신호였다.

에너지 가격이 물가 압력의 중심에 있다. 영란은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이 이미 뚜렷하고, 앞으로도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요금에 계속 반영될 것으로 봤다. 물가 압력이 다른 가격과 임금으로 번지는 징후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쌓인 물가 상승 압력만으로도 금리를 올릴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번 영국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영란은행은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중반에는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목표치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뒤에야 목표치로 돌아오는 흐름이 시작될 것으로 본 셈이다. 이런 전망이 이번 인상 결정의 배경이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로이터통신 조사에서 전문가 대다수가 인상을 점쳤고,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인상 가능성이 높게 반영돼 있었다. 그럼에도 인상 결정이 나오자 파운드화는 소폭 올랐고, 영국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결정 직후 파운드는 달러당 1.3477달러 수준에서 거래됐고, 2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는 4.76% 수준으로 올랐다.

3년 3개월 만의 방향 전환

영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영국 기준금리 인상은 3년 3개월 만에 방향이 다시 바뀐 것이다. 당시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5.25%까지 올려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동결과 인하 기조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0.25%포인트 인하했고,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는 여섯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3년 3개월 만에 방향이 다시 바뀐 것이다.

사실 인상 신호는 9월부터 나오고 있었다. 9월 17일 회의에서는 금리를 3.75%로 동결했지만, 위원 9명 중 3명이 이미 4.00%로 올리자고 주장했다. 6대 3 표결이었다. 당시부터 인상 쪽으로 기우는 위원이 늘고 있었다. 10월에는 일부 위원이 물가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을 공개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번 8대 1 표결은 이런 흐름이 결정으로 이어진 결과다.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영국에서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쓰는 가구가 많아 기준금리 인상이 곧바로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저축 이자는 오르지만 대출 이자도 함께 오른다. 영란은행이 물가 잡기를 위해 이런 부담을 감수하고 인상에 나선 셈이다. 물가 안정이 먼저라는 판단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이번 금리 인상을 앞으로 이어질 장기 금리 인상의 첫걸음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 번 올렸다고 해서 계속 올리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위원들 사이에서는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회의록에서는 일부 위원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참가자 조사에서는 기준금리 전망치가 11월 4%, 내년 2월 4.25% 수준으로 제시됐다. 한 차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영란은행의 다음 금리 결정은 12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당시까지 나오는 물가와 고용 지표를 보고 인상 여부를 다시 판단하게 된다.

영국 기준금리 인상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물가 대응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로이터통신은 영란은행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미 걷고 있는 길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각국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영국의 다음 결정이 나올 12월까지 물가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나

영국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글로벌 긴축 분위기가 이어지면 자금 흐름과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고 영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다른 나라 채권 금리에도 파급이 생긴다. 국내 채권 시장과 외환 시장도 이런 흐름을 함께 지켜볼 수밖에 없다.

같은 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이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5400선이 무너졌다. 영국 금리 인상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보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흐름이 겹친다.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 금리 결정과 외국인 수급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 대응에 나서면 국내 금리 정책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다만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와 경기 상황을 우선으로 판단한다. 영국의 결정이 한국 금리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12월 영란은행 결정과 국내 물가 지표를 함께 지켜보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영국 기준금리 인상 폭은 얼마나 되나요?

0.25%포인트다. 영국 기준금리는 연 3.75%에서 4.00%로 올랐다. 통화정책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고, 나머지 1명은 0.5%포인트를 올려 연 4.25%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영국 기준금리 인상은 언제 결정됐나요?

11월 4일 끝난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해 11월 5일 발표했다. 영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8월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당시 기준금리는 연 5.25%까지 올랐었다.

영국 물가는 지금 얼마나 올랐나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란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영란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중반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다음 금리 결정은 언제인가요?

12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시장 참가자 조사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년 2월 4.2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란은행은 매번 회의 때마다 물가와 고용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