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과징금 확정 186억원 대법원이 끝낸 삼성전자 갑질 소송 전말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이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0월 27일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국내 법인 등 4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과징금 186억6400만원과 시정명령이 확정되면서 3년 넘게 이어진 법정 다툼에 마침표가 찍혔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한 네 가지 이유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브로드컴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고법 판결에 법리상 잘못이 없다는 판단이다. 공정위가 2023년 9월 내린 제재 처분이 최종적으로 정당하다는 결론이 났다.

쟁점은 네 갈래였다.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대해 거래상 지위를 가졌는지, 3년 장기계약이 거래상 불이익 제공에 해당하는지, 그 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되는지, 과징금 산정 근거가 적절한지였다. 대법원은 브로드컴이 내세운 네 가지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브로드컴이 부품 공급을 임의로 중단하는 매우 이례적인 수단으로 장기계약 체결을 강제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생산 중단을 피하기 위해 브로드컴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공정위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거래상 지위와 관련한 대목이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브로드컴 부품을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려면 설계 변경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증 취득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대체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에서 삼성전자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 사건의 핵심 쟁점이기도 했다.

2020년 3년 장기계약 강요는 어떻게 시작됐나

발단은 2019년 9월이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일부 모델에 브로드컴 경쟁사의 안테나 스위치 모듈 부품을 채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브로드컴은 위성측위시스템과 커넥티비티 부품의 독점 거래를 추진하며 대응에 나섰다.

브로드컴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무선통신 반도체 분야의 주요 공급업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반도체 부품 상당량을 브로드컴에 의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조에서 공급 중단은 생산 라인 전체를 흔드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다.

2020년 2월부터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의 부품 구매 주문 승인을 중단했다. 선적과 기술지원, 생산까지 멈추는 방식으로 장기계약 체결을 압박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등 신제품 생산 차질을 우려해 이듬달 장기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은 가혹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7억6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의 부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했고, 구매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차액을 배상해야 했다. 공정위는 이 계약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불이익 제공이라고 판단했다. 이 계약이 바로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의 출발점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 기간 브로드컴 부품을 구매한 액수는 약 7억8191만달러로 산정됐다. 의무 구매액을 채우느라 경쟁사 부품으로의 전환 기회 자체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부품 선택권 제한은 곧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공정위 제재에서 대법원 확정까지의 시간표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 과정은 2023년 9월 공정위의 처분에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86억6400만원을 부과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생산 중단을 피하려고 브로드컴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본 것이다.

브로드컴은 같은 해 11월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 처분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사건은 곧바로 항소심으로 갔다. 양측의 법정 공방은 그렇게 시작됐다.

공정위가 부과한 시정명령에는 부당한 거래 조건의 시정과 함께 재발 방지 조치가 포함됐다. 과징금 186억6400만원은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대법원은 과징금 산정 근거 역시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소송 제기부터 확정까지 약 3년이 걸렸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한 기업이 행정소송으로 맞서는 과정에서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치는 전형적인 절차를 밟았다. 이번 판결은 공정위 제재의 실효성을 사법부가 뒷받침한 사례로 기록된다.

2026년 5월 서울고법 행정6-1부(재판장 김민기)는 브로드컴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브로드컴이 부품 공급 중단이라는 부당한 수단으로 거래 조건을 받아들이게 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10월 27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은 이로써 마무리됐다.

삼성전자가 치른 대가는 얼마인가

공정위 추산에 따르면 이 계약으로 삼성전자의 부품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은 최소 1억6000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2137억원에 달했다. 의무 구매 물량을 맞추느라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의무 구매 기간이 끝난 뒤에도 삼성전자의 부품 조달 전략에는 이 계약의 여파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정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유사한 분쟁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가 주장한 피해액은 더 컸다. 삼성전자는 총 3억2630만달러, 약 4375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산정한 추가 비용과 기업이 체감한 피해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글로벌 부품 공급망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월적 지위를 가진 공급사가 공급 중단을 압박 수단으로 삼는 관행이 위법이라는 점이 사법부 최종 판단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으로 브로드컴은 과징금 납부와 함께 시정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거래 관행에 대한 국내 사법부의 판단이 최종 확정된 셈이다.

자주 묻는 질문

브로드컴은 어떤 회사인가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인공지능(AI), 유·무선 통신, 서버·스토리지 분야의 반도체 부품 설계에서 세계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반도체 부품 공급을 브로드컴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한 갑질 내용은 무엇인가

삼성전자가 2019년 경쟁사 부품을 채택하자 2020년 2월부터 주문 승인과 선적, 기술지원, 생산을 중단하며 압박했다. 결국 2020년 3월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을 의무 구매하는 장기계약을 맺게 했다.

과징금 186억원은 어떻게 확정됐나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까지의 여정은 2023년 9월 공정위 처분에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 남용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86억6400만원을 부과했다. 브로드컴이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2026년 5월 서울고법이 기각했고, 10월 27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이번 확정으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브로드컴 과징금 확정의 의미는 단순한 금전 제재를 넘어선다. 브로드컴은 과징금 납부와 시정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공급 중단 압박이 위법이라는 사법부 판단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유사한 거래 관행에 대한 경고 효과도 기대된다.